창경궁은 조선의 궁궐 중 하나입니다. 창경궁은 왕실의 웃어른을 편안히 모시기 위한 궁궐입니다. 그래서 정치 공간인 외전보다는 생활공간인 내전이 더 넓고 발달한 곳입니다. 게다가 창경궁은 항상 야간에도 개장되어 데이트를 하는 분들도 많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봄이 되면 궁궐 곳곳에서 매화가 피고 벚꽃이 피어나 서울 시내에서 봄나들이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창경궁 소개
창경궁은 들어가는데 입장료가 있습니다. 성인 기준으로 1,000원입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교통카드를 인식시키는 곳에 찍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별히 창경궁이나 고궁에 들어갈 때 한복을 입고 오신 분들은 공짜입니다. 궁궐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말할 나위 없이 궁합이 맞는 의상 센스가 될 것입니다. 창경궁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입니다. 입장 마감은 밤 8시까지입니다. 아무래도 야간 개장을 한 번씩 특별한 기간에 하는 다른 궁궐에 비해 창경궁은 항상 밤 8시까지는 입장이 가능하므로 젊은 청춘들이 데이트를 즐기기에 좋은 곳입니다. 게다가 야간 개장은 예약을 해야 하는데 창경궁은 예약 없이 야간에 입장할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로 휴무일은 매주 월요일입니다.
봄꽃 핫플
(1) 옥천교 주변
첫 번째 장소는 창경궁 정문인 홍화문을 들어오면 맨 처음으로 보게 되는 곳입니다. 그곳은 바로 궁궐에 들어가기 전 건너야 하는 옥천교가 있는데 옥천에 매화나무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옥천교 주변에 매화는 3월 중순부터 말경까지 피어납니다. 매년 기온에 따라 피는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변동될 수가 있습니다. 2024년 올해는 전반적으로 꽃들의 개화 시기가 앞당겨질 거라고 예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2) 춘당지 주변
그다음 창경궁 봄꽃 핫플은 연못인 춘당지입니다. 홍화문을 지나 옥천교 주변의 매화꽃을 보고 명정전 쪽으로 안 가고 춘당지를 바로 보고 싶은 분들은 홍화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됩니다. 춘당지로 가는 길에 산수유 꽃들이 노란 별처럼 피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산수유도 3월 중순쯤이면 볼 수 있습니다. 나뭇가지에 노란 별이 촘촘히 달려 있는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듭니다. 산수유나무 아래에 수로가 있어서 고요하게 물이 흘러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봄철이면 사수유 주변에 미선나무꽃도 피어납니다. 춘당지까지 가는 길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서 새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이곳이 도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춘당지 입구에 이르기 전에 몇 그루의 백매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코를 박고 향기를 맡는 모습은 보기에도 사랑스럽습니다. 춘당지 주변에는 청사초롱 모습의 조명이 있어서 밤이 되면 더욱 운치가 있습니다. 춘당지에는 도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원앙 무리들이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 떠난 시간에도 춘당지를 지키고 있는 춘당지 지킴이 같은 존재들입니다. 화려한 수컷들이 암컷에게 잘 보이려고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습니다. 춘당지 가운데 섬처럼 만들어 놓은 곳이 있는데 거기서 원앙들이 날개를 말리기도 하고 무리 지어 있는 모습을 부모님을 따라온 아이들이 무척 좋아합니다. 주변에 벤치도 많아서 연못과 원앙을 보며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춘당지를 한 바퀴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탑이 있습니다. 이 탑은 '팔각 칠 층석탑' 일본인이 청인데 모양이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탑 모양이 아닙니다. 이 탑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이 청나라에서 사 와서 설치한 탑이기 때문입니다. 이 탑을 지나 계속 가면 함양문을 통해 창덕궁으로 갈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창덕궁으로 갈 수 있는 시간은 주간에만 한정되기 때문에 창덕궁을 먼저 방문하고 관람권을 끊어 창경궁을 그 뒤에 관람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3) 창경궁 대온실
창경궁 대온실은 춘당지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디자인이 멋진 온실이 보입니다. 인스타에서 난리가 난 사진 핫플이라 레트로한 감성의 대온실 계단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대온실에는 봄에 피어나는 노란 수선화가 활짝 펴서 방문객들을 반깁니다. 창경궁 대온실의 규모는 그리 큰 편은 아니나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게다가 조선의 궁궐에서 만나는 대온실이라니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두 요소가 만나 컬래버레이션을 이루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사실 대온실은 일제에 의해 1909년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입니다.
(4) 명정전 주변
춘당지를 보다가 창경궁 대온실 구경을 하고 춘당지의 나머지도 다 돌고 나면 솔밭을 지나 영춘헌이 나타납니다. 영춘헌은 정조가 이곳에서 독서를 즐기셨던 곳이고 이곳에서 승하하신 곳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이 곳 주변으로 왕실 웃어른들이 거처했던 내전이 많이 있습니다. 웃어른들의 생활 공간인만큼 건물들 앞에 우물도 몇 군데 보입니다. 창경궁 내전이 있는 이곳에는 커다란 암반이 있는데 이 암반조차도 인공적으로 철거하거나 깎아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연을 살리고 궁궐 건물을 지었습니다. 자연과 공존하고 그 자연조차 건물의 풍경으로 끌어들인 조상님들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양화당은 대비의 침전이기도 하고 남한산성으로 피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인조가 거처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경춘전은 정조와 헌종이 태어난 곳으로 정조의 모친 혜경궁 홍 씨가 승하한 곳이기도 합니다. 각 건물들에는 조선시대 임금들과 왕실의 웃어른들에 대한 스토리가 있어서 늦은 시간까지 문화해설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궁궐 기행을 하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정전인 명정전 화계와 경춘전 화계 쪽에 봄꽃들이 피어납니다. 그리고 환경전과 통명전 주변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방금 말씀드린 곳들은 다 한데 모여 있는 곳이라 그곳에서 주욱 걸으면서 봄날의 정취에 빠지시길 바랍니다. 특히 밤이 되면 모든 건물에 은은한 조명이 켜지면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은 정전인 명정전 앞으로 다 모여듭니다. 여기서 한옥 문살이 드러난 창호지를 바른 문 앞에서 실루엣 사진을 찍느라 연인들은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창경궁의 메인 건물인 명정전에는 일월오봉도 병풍이 펼쳐지고 그 앞에는 임금님이 앉는 어좌가 있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게 좋은 것은 조선의 궁궐 속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을 미처 몰랐다가 그 미학에 눈을 하나씩 뜨게 되는 게 참 좋습니다. 이렇게 궁궐을 다 구경하고 명정전과 입구를 연결해 주는 회랑이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긴 회랑을 걷는 느낌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가는 방법
전철(지하철3호선이나 5호선) 타고 종로3가역, 7번 출구로 나와 7번 출구에서 60미터 떨어진 지점의 버스 정거장에서 '종로 12번' 버스로 환승합니다. 이 버스는 창덕궁을 지나고 창덕궁과 종묘를 연결하는 터널을 지나 바로 다음 정거장 '원남 로터리'에서 내리면 됩니다. 원남로터리 정거장에서 맞은편에 있는 곳이 창경궁입니다. 우선 길을 건너 운치 있는 창경궁 담장을 따라 걸어가면 됩니다.
3월이 되면 사람들의 마음에도 춘풍이 붑니다. 남녘에선 2월 말경부터 따뜻한 날씨로 매화가 피어나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갑자가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로 추워졌지만 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서울 도심에서도 전철만 타면 갈 수 있는 곳에 창경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야간에도 개장해서 퇴근 후에 들러서 지인들이랑 산책하기에도 주말에 가족들과 나들이 가기에도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봄꽃 그늘 아래 사진을 찍기도 좋은 곳입니다. 3월 중순쯤 방문해서 아름다운 봄을 간직하시길 바랍니다.